산 속의 슈퍼 돼지, 옥자
여러분들은 옥자라는 이름을 들었을 때 누구의 이름이라고 생각하셨나요? 저는 영화 옥자를 시청하기 전, 포스터만 봤을 때에는 주인공 소녀의 이름을 옥자로 예상했는데요. 소녀의 이름은 옥자가 아니었습니다. 옥자는 바로 강원도에서 할아버지와 주인공 소녀가 키운 슈퍼 돼지의 이름입니다.(소녀의 이름은 미자입니다.) 옥자는 보통의 돼지보다 훨씬 큰 몸집을 가지고 있는 슈퍼 돼지입니다. 근데 이 슈퍼 돼지란 무엇일까요?
미란도 기업이 개최한 슈퍼 돼지 프로젝트
영화 옥자에서 주된 갈등을 만들어내는 기업이 있습니다. 바로 슈퍼 돼지 옥자를 만들어 낸 미란도라는 기업인데요. 틸다 스윈튼이 배역을 맡은 루시 미란도가 CEO이며, 돼지 고기 등 다양한 식품 사업을 전세계적으로 확장하고 있는 글로벌 기업입니다. 미란도 기업은 세계적인 식량난을 해결하기 위해 10년 슈퍼 돼지 프로젝트라는 10년 장기 프로젝트를 기획합니다. 칠레 농부의 암퇘지 메리와 미란도 기업의 수퇘지가 짝짓기를 하여 26마리의 돼지가 탄생합니다. 이 돼지들은 한국, 호주, 브라질, 스웨덴, 덴마크, 프랑스, 독일, 남아프리카, 일본으로 보내져 각 현지의 농부에게 키워지게 됩니다. 미란도 기업은 그렇게 10년동안 길러진 돼지들을 모아 슈퍼 돼지 대회를 개최하는데요. 우승자는 옥자였습니다. 미란도 기업에서 옥자가 사는 산골까지 힘겹게 와서 미자와 할아버지에게 우승띠를 건넵니다. 옥자가 잘 자란 비결이 뭐냐고 묻자 할아버지는 그저 산에 풀어둔 것이 전부라고 답을 합니다. 이제 옥자는 어떻게 되는 것일까요? 우승자의 명예를 안고 이 프로젝트는 끝이 난 걸까요?
ALF, 옥자를 구해주긴 했지만..
옥자는 미자와 강제로 헤어지게 되고 뉴욕으로 가야만 했습니다. 이런 옥자를 구하기 위해 등장한 조직이 있는데요. 바로 ALF입니다. ALF는 동물해방전선(Animal Liberation Front)이라는 조직이며, 40년 전부터 학대 당하는 동물을 탈출시키는 일을 해온 단체입니다. 이들이 옥자를 구하러 강원도에서 서울로 달려온 미자와 만나게 되고, 미자에게 미란도 기업의 실태를 설명합니다. 옥자는 지하 실험실에서 만들어졌으며 미란도는 이곳에서 유전자 조작 실험을 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미란도는 유전자 조작 식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거부감을 알고 있기 때문에, 슈퍼돼지는 친환경적이며 유전자 조작과는 거리가 멀다고 거짓말하는 것이라고 전합니다. 이미 상당수의 돼지들이 그들의 손에 도살되고 있으며, 미자의 할아버지 같은 축산 농민들은 미란도의 홍보 수단일 뿐이라고 하면서요. ALF는 이런 동물학대를 일삼는 프로젝트를 중지시키는 것이 자신들이 할 일이라며 실험실 내부를 촬영하려면 옥자가 필요하다고 미자에게 말합니다. 미자의 동의가 필요하니까요. 미자는 옥자와 함께 산에 돌아가겠다고 거절의 뜻을 밝힙니다. 하지만 오랫동안 기다린 목표를 이루기 위해 ALF와 미자 사이에서 통역을 하던 케이는 미자가 동의를 했다고 거짓말을 합니다. 마침내 ALF는 옥자를 옮기는 트럭을 따라 실험실을 추격하고 옥자가 찍은 블랙 박스 영상을 보게 됩니다. 영상에는 충격적인 장면이 있었습니다. 조니 박사가 거대한 근육질의 수컷 슈퍼 돼지를 끌고 와서 옥자와 강제로 교미를 시키는 영상이었는데요. 이것을 본 ALF는 충격에 빠지고, 옥자를 이런 일에 끌어들이게 해서 큰 죄책감을 느끼게 됩니다. 케이는 사실 미자가 동의한 것이 아니라고 밝히자 ALF 일행끼리 싸우게 됩니다.
영화 옥자가 전하는 메시지
뒷 이야기는 스포일러가 될 수 있어 이만 생략하겠습니다. 영화 후반부에서는 옥자를 구하기 위한 미자의 노력과 자신들의 마지막을 알고 있는 슈퍼 돼지들의 장면이 가슴이 아팠습니다. 자본주의 사회를 이해한 미자의 행동은 옥자를 구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영화 속 미자는 늘 순수하고, 용감하고, 옥자를 친구로 생각할 뿐이었습니다. 수많은 슈퍼 돼지들을 뒤로 하고 옥자와 함께 집으로 돌아가는 미자의 모습이 아른거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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