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생물을 죽이는 주 원인은 인간의 무분별한 플라스틱 사용일까요?
인간의 플라스틱 사용이 바다 생물을 죽음으로 몰아간다는 말이 거짓은 아닙니다. 실제로 한국에서는 최근 몇 년 동안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기 위해 정부 및 기업 차원에서 시행하는 제도가 많습니다. 이를테면 카페 내부 이용 시 플라스틱컵 사용 금지 및 종이 빨대 사용과 같은 것들이 간단한 예입니다. 하지만 인간의 플라스틱 사용이 바다 생물을 죽이는 주된 원인이라고 볼 수 있을까요? 많은 환경 단체들은 미디어를 통해 그동안 플라스틱 빨대가 해양 오염의 주 원인이라고 홍보해왔습니다. 넷플리스 다큐멘터리 씨스피라시에서는 이것이 잘못된 사실임을 알리고 있습니다. 해양 쓰레기 중 플라스틱 빨대는 0.03%에 불과했습니다. 그렇다면 해양 쓰레기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바로 어업 활동 시 필요한 그물입니다. 다큐멘터리 씨스피라시에서는 해양쓰레기 중 그물의 비율이 무려 46%를 차지하고 있다고 전합니다. 어업 활동 시 사용하는 그물은 바다 한 가운데 버려지는 일이 허다합니다. 버려진 부패 그물에 직접적인 피해를 받는 바다 생물들이 죽어가고 그로 인해 생태계를 파괴시키고 있다는 것이죠.
그렇다면 양식업이 해결책이 될 것인가?
바다를 보호하기 위해 어업을 줄이고 양식업으로 대체할 수도 있겠지만 씨스피라시에서는 그것 또한 부정적입니다. 물고기를 양식하기 위해서는 그보다 더 많은 먹이가 필요하고, 먹이를 생산하려면 또 다시 물고기가 필요합니다. 양식 물고기들은 위생적이지 못한 환경에 오염되어 폐사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또한, 연어는 원래 흰살생선으로 분류된다는 사실을 알고 계셨나요? 우리가 흔히 식탁에서 볼 수 있는 분홍색 연어 역시 인공적으로 색소를 주입한 양식 연어입니다. 자연산 연어는 바다에서 크릴을 먹고 붉어지지만, 양식 연어는 사육 과정에서 색소가 포함된 발색제를 먹어 속살의 색이 붉어지는 것입니다. 소비자들이 자연산과 동일한 연어를 선호하기 때문에, 상품성이 떨어지는 흰살의 연어는 가차없이 폐사됩니다.
씨스피라시, 다큐멘터리 내용은 신빙성이 있는가?
씨스피라시에서는 어업 활동에 대해 강력하게 비판하며 바다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물고기를 먹지 않고, 어업을 완전히 중단하는 방법 밖에는 없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씨스피라시에서의 인터뷰 내용이 지나치게 과장되었고, 인용한 통계 자료에도 오류가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해양 쓰레기의 막대한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어업 활동이라는 것에 대한 반론도 존재합니다. 조업 장비가 상당 부분 기여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 비중은 46%가 아닌 10% 정도라는 반론이 있으며, 원인에 대한 비중을 정확하게 판단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경각심을 일깨워주는 다큐멘터리, 씨스피라시
여러 논란과 비판이 있지만 많은 부분에서 경각심을 일깨워주는 다큐멘터리라고 생각합니다. 먼저, 다큐멘터리 씨스피라시에는 다소 충격적인 장면이 많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포경으로 악명 높은 일본 다이지에서 어부들이 돌고래를 죽이는 장면은 눈 뜨고 볼 수 없을만큼 참혹합니다. 다큐멘터리 제작자는 돌고래 학살의 참담한 현장을 바라보며 충격에 휩싸였고, 저 역시 미디어를 통해 감상했지만 망연자실한 그의 모습과 동일한 감정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평소에 지속 가능한 생태계를 위해 육식을 줄이고 생선을 섭취하면 되겠다고 생각했습니다만, 씨스피라시를 감상한 후에는 해산물의 소비를 줄이는 것 역시 필수불가결한 방법이라는 교훈을 얻었습니다.
또한, 씨스피라시에서는 어업이 해양 생태계를 망치는 주된 원인이라고 하지만 개인적인 노력도 당연히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인터넷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코에 빨대가 낀 거북이 사진과 페트병 고리에 부리가 낀 새의 사진. 이런 피해를 죄 없는 동물들이 받지 않으려면 아주 작은 부분일지언정 개개인의 노력 또한 무시할 수 없습니다.
이 지구는 인간만의 것이 아님을 항상 가슴에 새겨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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